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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여제' 안세영, BWF 올해의 여자 선수 선정...드레스 입고 포효

'셔틀콕 여제' 안세영(21·삼성생명)이 시니어 무대 데뷔 처음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23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됐다. BWF는 1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2023 월드투어 파이널’ 갈라 디너에서 올해의 선수 시상식을 진행했다. 지난달 22일 여자 선수 후보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천위페이(중국)와 이름을 올린 안세영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후보에 오르고도 고배를 마신 그가 처음으로 그해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후보가 발표됐을 때부터 수상이 유력했다. 안세영은 올 시즌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총 14번 출전한 BWF 투어에서 13번 결승전에 올랐고, 10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포디움(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건 한 번뿐이었다. 전영오픈·세계선수권·항저우 아시안게임(AG)까지 가장 권위 있는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2019년 12월, 한국 선수 최초로 이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상'을 받았다. 셔틀콕 천재, 방수연의 후계자로 기대받았다. 슬럼프도 있었다. 빠른 발과 순발력을 활용한 수비는 수준급이었지만, 공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8강전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하며 한계를 확인했다. 당시 수 차례 넘어지고, 무릎이 코트에 쓸리고도 다시 일어서는 안세영의 모습은 스포츠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눈물을 흘리며 "쉬지 않고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더 열심히 해야 겠다"라고 말하던 투지도 그랬다. 안세영은 지난해 겨울 잠시 라켓을 놓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했다. 소속팀 삼성생명의 전문 트레이닝 센터에서 다른 종목 선수들이 하는 근·체력 운동까지 병행했다. 그렇게 경기 체력뿐 아니라 강한 스매시까지 갖출 수 있었다. 올 시즌 두 번째 출전이었던 인도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지난 시즌까지 전적에서 크게 밀렸던 야마구치와 천위페이와의 대결에서도 거듭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사실상 예약한 '올해의 여자 선수' 수상이었다. 안세영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된 순간 특유의 포효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당당하게 단상에 올라 트로피를 받았다.한국 배드민턴은 겹경사를 맞았다. 바로 이어진 '올해의 남자 선수' 시상에서도 서승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서승재는 남자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관왕(남자복식·혼합복식)에 오르며 새 역사를 쓴 선수다. 남자단식 랭킹 1위 빅토르 악셀센(덴마크)의 수상이 유력해 보였지만, 복식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서승재가 더 인정 받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1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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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여제' 안세영, 체육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선정

'셔틀콕 여제' 안세영(21·삼성생명)이 체육기자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한국체육기자연맹은 28일 "회장단 추천으로 후보를 선정한 뒤 20일부터 27일까지 연맹 소속 체육기자 투표를 종합해 안세영과 황선혼 감독을 각각 올해의 선수상과 지도자상 수상자로 확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안세영은 올 시즌 '셔틀콕 천재'에서 '셔틀콕 여제'로 거듭났다. 1월 열린 인도 오픈과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 연속 우승한 그는 배드민턴의 윔블던으로 불러는 전영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한국 선수단에 여자단식 금메달을 안겼다. 이후에도 승승장구한 안세영은 지난 시즌까지 상대 전적에서 크게 밀렸던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천위페이(중국)에게도 우세를 점했다. 지난 7월 31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도 야마구치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8월에는 세계선수권에서도 개인 첫 우승을 차지하며 현재 세계 최강 선수라는 것을 입증했다. 안세영은 지난 10월 7일 나선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개인전 여자단식 결승전에서는 천위페이를 상대로 게임 스코어 2-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단체전 포함 대회 2관왕이었다. 안세영은 결승전 1세트 막판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치렀고, 결국 체력이 빠진 천위페이를 제압했다. 스포츠팬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황선홍 감독은 항저우 AG에서 축구 대표팀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탁월한 지도력과 리더십을 인정 받았다. 내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 지휘봉까지 잡았다. 양종구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장은 "항저우 AG에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안세영 선수와 황선홍 감독께 상을 드리게 됐다"라며 "체육기자가 직접 뽑은 상이라 더 의미가 크다.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멋진 경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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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체력·정신력·기술력 '삼위일체', 안세영의 모든 것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단식 랭킹 1위 안세영(21)은 지난 7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전에서 ‘셔틀콕 여제’ 대관식을 치렀다. 1게임 막판 갑자기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하고도 ‘라이벌’ 천위페이(중국·랭킹 3위)를 게임 스코어 2-1로 제압했다. 안세영은 2·3게임 내내 오른발을 제대로 내딛지 못했다. 그로 인해 장점인 스피드도 발휘하지 못했다. 절뚝거리며 경기에 치르는 딸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안세영의 어머니 이현희씨는 기권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 애처로운 장면을 보는 스포츠팬도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안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겨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쓰러지듯 코트에 드러누운 그의 모습에서 얼마나 힘겨운 경기를 치렀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른 안세영은 바로 일어나 명승부를 합작한 천위페이에 악수를 청하며 ‘여제’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이어 유니폼 왼쪽 가슴에 새겨진 태극기에 입을 맞춘 뒤 특유의 ‘포효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투혼으로 쓴 금빛 드라마. 항저우 AG 최고의 순간이었다. 경기 뒤 안세영은 “무릎에서 딱 소리가 났고, 통증이 계속 이어졌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귀국 뒤 받은 자기공명영상(MRI) 검진 결과 오른쪽 무릎 근처 힘줄이 찢어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와의 결승전에 대해 “솔직히 경기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기억하지 못하겠다. 아무 생각 없이 한 점, 한 점만 생각했다. 그저 ‘정신만 바짝 차리자’라는 생각으로 뛰었다”라고 했다.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안세영은 부상이라는 악재 앞에서도 패기 있는 모습을 잃지 않았다. 2게임 초반, 천위페이가 라켓에 셔틀콕이 2번 닿는 드리블(dribble) 반칙을 범한 것으로 보였지만, 심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안세영은 한동안 항의를 하다가, 그저 웃어 보이며 다시 경기에 임했다. 천위페이의 공격이 3번이나 네트를 스치고 안세영 코트 쪽으로 떨어지는 불운이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게임을 17-21로 내준 뒤에도 성지현 대표팀 여자단식 코치를 향해 ‘걱정하지 말아라’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안세영은 광주체중 3학년이던 2017년 12월, 역대 최연소로 배드민턴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셔틀콕 천재’로 기대받은 그는 한국 선수 최초로 BWF 신인상에 오르기도 했다. 안세영은 자신에게 엄격했다. 2021년 7월 열린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천위페이에 완패한 그는 눈물과 함께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을 해도 부족했다. 더 많이 하는 방법밖에 없다"라며 자신을 다그쳤다. BWF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오를 만큼 성장한 기량을 증명한 지난해를 돌아보면서도 “실력이 정체됐고, 어느새 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도 즐길 수 없었다”라며 자책했다. 항저우 AG 우승은 그저 투혼만 발휘해 만든 쾌거가 아니다. 안세영은 성장통을 겪으며 배움을 얻었고, 한 걸음 더 내딛기 위해 노력했다. 기술과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이 가장 중요한 무대(AG 결승전)에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말부터 기술적인 변화를 줬다. 자신도 약점으로 인정하는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팔스윙을 바꿨다. 이전에는 스트로크를 할 때 오른쪽 팔을 옆구리에 붙인 채 준비 자세를 취했지만, 올해는 어깨의 힘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 팔을 옆구리에서 10~15㎝ 정도 떨어뜨려 기다린 뒤 팔스윙을 한다. 강한 스트로크를 하게 되면서 공격력이 더 좋아진 것이다. 원래 높은 평가를 받았던 헤어핀과 드롭샷 구사 능력에 힘 있는 스매시까지 더해지면서 전방위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 부상 때문에 움직임이 무뎌졌던 항저우 AG 결승전 2·3게임에서도 코트 중앙에서 대각선 스매시로 수차례 득점을 만들어 냈다. 전 국가대표 라경민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는 “안세영이 이전에는 팔꿈치가 옆구리 라인에 붙어 있어서, 팔스윙을 빨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상대 후위로 셔틀콕을 보내는 데 특화된 자세였기 때문에 수비적일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제는 타점도 잘 잡고, 어떤 상황에서도 힘 있는 스트로크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안세영 특유의 강점인 ‘질식 수비’도 업그레이드됐다. 안세영은 스매시 타이밍에도 상대 코트 전위로 떨어지는 드롭샷을 구사할 때가 많다. 하이클리어 구사율도 높은 편이다. 상대 선수를 최대한 많이 움직이게 해서 범실을 유도하려는 의도다. 안세영은 팔다리가 긴 편이라, 상대 공격 커버 범위가 넓고, 순발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수세 양상에서 유독 강했다. 몸을 날려 셔틀콕을 걷어내는 모습으로 자주 탄성을 자아냈다. 올해 안세영의 수비가 더 끈끈해진 건 체력까지 보강했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라켓을 잡지 않고 근·체력 훈련에 매진했다. 그는 “공격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결국 힘과 지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전에는 몸이 커지면 느려질 것 같았고, 둔해 보이는 게 싫었기 때문에 근·체력 운동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었다. 독하게 운동했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BWF 투어 전반기 일정을 마친 뒤 “내가 리드하는 랠리가 많아진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보이기도 했다. ‘체력왕’ 안세영은 진가는 항저우 AG 위기에서 더 빛났다. 그는 부상이 생긴 항저우 AG 결승 1게임(스코어 18-16) 상황에서도 16번이나 상대 공격을 받아내며 42초 동안 랠리를 끌고 갔다. 부상을 안고 나선 2게임에서도 하이클리어를 좌우 엔드라인에 자주 보내며 오히려 승부를 길게 끌고 갔다. 중계 해설을 맡은 하태권 KBS 해설위원은 “2게임을 쉽게 내주지 않은 것은 상대(천위페이)를 많이 뛰게 해서 체력을 떨어뜨리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로 천위페이는 8-18로 몰린 3게임 막판, 근육 경련을 일으켰다. 이후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안세영은 체력·기술·정신력이 삼위일체를 이뤄냈다. 안세영은 이전부터 "중요한 대회에서 다 한 번씩 우승하고 싶다"라는 목표를 전했다. 이미 올해만 전영오픈·세계선수권·AG를 모두 제패했다. 이제 남은 건 2024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 포디움 정상이다. '무결점' 배드민턴 선수로 거듭난 스물한 살 셔틀콕 여제. 그의 전설이 시작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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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1단식 승리' 안세영 "날 믿지 못했는데···숨통이 트였다" [항저우 인터뷰]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단체전 준결승 1단식을 1시간 18분 접전 끝에 이겼다. 그는 "힘든 경기를 펼치고 나면 숨통이 트여서 앞으로 더 잘 뛰곤 한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고 웃었다. 안세영은 30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에 단식 1경기 주자로 나서 세계 12위 태국의 초추웅 폰뽀위에 2-1(21-11, 18-21, 21-15)로 가까스로 이겼다.안세영은 세계 1위답게 초반부터 분위기를 끌고 왔다. 1세트 6-1로 앞서나간 그는 16-8, 더블 스코어로 앞서갔다. 17-11까지 쫓겼으나, 결국 이후 21-11로 따냈다. 2세트는 접전으로 진행됐다. 안세영은 초반 팽팽하게 맞서다가 연속 실점으로 6-12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심기일전한 안세영은 연속 4득점해 10-12, 12-13까지 차곡차곡 따라붙었다. 마침내 16-17에서 상대 범실로 17-17 균형을 맞췄다. 이어 끈질긴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낸 안세영은 결국 18-17로 앞서는 포인트르 올리자 두 팔을 벌려 환호했다. 이후 연속 4실점해 18-21로 고개를 떨궜다. 안세영은 3세트 4-1에서 6-6 동점까지 내줬으나 이후 14-8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 종료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안세영은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 아쉽지만 이겨서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내 자신을 믿지 못해 아쉽다. 셔틀콕 컨트롤이 불안해 힘든 경기를 했다"고 돌아봤다. '배드민턴 천재 소녀'로 통하며 고교 1학년 신분으로 대표팀에 뽑혔지만, 단식 1회전에서 탈락해 일찍 짐을 쌌다. 그 사이 안세영은 여자 배트민턴 세계 최강자로 성장했다. 올해 11개 국제대회에서 우승 7차례, 준우승 3차례, 동메달 1차례를 따냈다.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달린다. 안세영은 "지난 대회에선 단식 1경기(32강 탈락)만 하고 끝났는데, 이번에는 스타트가 좋다"며 "이번에 메달을 가져갈 수 있어 행복하다"며 "대표팀 모두 힘들게 준비했다. 우리 팀을 믿고 묵묵히 앞으로 달려나가겠다"고 말했다.대표팀이 결승에 오른다면 중국(1번 시드) 또는 일본(3번 시드)과 맞붙는다. 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기사제공 일간스포츠이형석(ops5@edaily.co.kr) 2023.09.3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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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방수현도 못한 세계선수권 제패...'즐기는 천재' 안세영, 올림픽 金만 남았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21)이 한국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쓰며 자신의 롤모델 방수현(은퇴)을 넘어섰다.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27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로얄 아레나에서 열린 2023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카롤리나 마린(스페인·랭킹 6위)을 게임 스코어 2-0(21-12, 21-10)으로 완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1977년 창설된 세계선수권은 전영오픈·올림픽과 함께 가장 권위 있는 국제대회로 꼽힌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단식 종목에서 포디움(시상대) 맨 위에 오른 건 안세영이 대회 역사상 처음이다.한국 배드민턴 종전 최고 성적은 은메달이었다. 1996 애틀란타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에 빛나는 방수현(은퇴)이 1993년 대회에서 결승전에 올랐지만, 수시 수산티(인도네시아)에 패하며 준우승했다. 남자단식에서도 1995년 박상우(은퇴)가 은메달을 딴 게 최고 성적이었다.안세영은 지난 3월 열린 전영오픈에서 우승,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그의 후계자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랭킹 1위까지 오른 안세영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방수현도 해내지 못한 쾌거를 이뤘다. 안세영이 결승전에서 만난 마린은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세계선수권도 세 차례나 우승한 강호다. 안세영은 그런 마린을 42분 만에 제압했다. 1게임 4-4에서 연속 6득점하며 승기를 잡았고, 이후에도 꾸준히 득점하며 9점 차로 이겼다. 2게임 초반에는 마린의 공세에 밀렸지만, 10-10에서 내리 11득점을 하며 경기를 끝냈다.마린의 강점은 공격이다. 강한 스매시를 구사해 상대 수비를 흔들고, 네트 앞으로 쇄도해 푸시 공격으로 마무리하는 장면을 자주 보여준다.수비 범위가 넓은 안세영에게 마린의 스매시는 통하지 않았다. 안세영은 헤어핀과 드롭샷 그리고 하이클리어를 두루 활용해 마린의 공격 기회를 빼앗았다. 마린은 여유 있게 랠리에 임하는 안세영의 경기 운영에 말려들었고, 범실을 연발했다. 세계선수권 출전을 앞두고 “랭킹 1위 다운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던 안세영은 자신의 말을 코트 위에서 증명했다. 안세영은 지난 7월 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랭킹 1위도 올라보고 싶고,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AG)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고 싶다. 배드민턴 선수로 이룰 수 있는 것을 한 번씩은 해보고 싶다”라는 포부를 전했다.이미 랭킹은 1위에 올랐고,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했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AG와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안세영은 가장 유력한 금메달 획득 후보다.안세영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 천위페이(중국·랭킹 3위)에 올해 5승 2패로 앞서 있다. 랭킹 4위 타이쯔잉(대만) 5위 허빙자오(대만) 그리고 6위 마린은 최근 출전한 3개 대회(코리아오픈·일본오픈·세게선수권) 결승전에서 차례로 제압했다. 지난달까지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던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랭킹 2위)는 최근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결승전에 오르지 못하고 하락세다.세계선수권에서 올해 8번째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은 “그냥 즐기니까 다 잘되는 것 같다. 그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라며 웃었다.'노력하면서 즐길 줄 아는 천재' 안세영이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 더 다가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2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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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진천] 일인자로 나서는 세계선수권·AG...안세영 "랭킹 1위다운 모습 보여줄게요"

5년 전 배드민턴 '샛별'이었던 안세영(21)은 이제 '최강자'로 아시안게임(AG)에 나선다. 설렘으로 대관식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1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 대강당에서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오는 21일부터 덴마크에서 열리는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내달 개막하는 항저우 AG를 앞두고 김학균 총감독 이하 선수단이 현재 컨디션과 목표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선 대표팀 간판선수 안세영을 향해 취재진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그는 세계선수권과 항저우 AG 가장 유력한 금메달 획득 후보다. 어느덧 마이크를 잡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입담을 과시할 만큼 인터뷰가 익숙해진 안세영은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내가 하고 싶은 배드민턴을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안세영은 배드민턴계 아이콘이다. 올 시즌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대회에 12번 출전해 11번 결승에 올랐고, 7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3월에는 ‘배드민턴 윔블던’으로 불리는 전영오픈에서 금메달을 획득,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단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7월 열린 코리아오픈과 일본오픈 결승전에선 각각 타이쯔잉(대만·랭킹 4위)와 허빙자오(중국·랭킹 5위)를 압도하며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랭킹 포인트 10만 3914점을 쌓은 안세영은 지난달 31일 발표된 BWF 여자단식 세계랭킹에서 종전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1만 1917점)을 2위로 밀어내고 시니어 무대 데뷔 뒤 처음으로 랭킹 1위까지 올라섰다. 중학교 3학년었던 2018년, 역대 최연소로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셔틀콕 천재'로 기대받던 안세영은 이제 '여제'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 덴마크 세계선수권은 일인자 위치에서 출전하는 첫 국제대회. 안세영은 "솔직이 부담감이 조금 있지만, 그런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웃어 보이며 "랭킹 1위로 뛰게 되는 대회에 설렘이 크다. 기대도 크다. 그 자리(랭킹 1위)다운 경기력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항저우 AG를 앞둔 각오도 마찬가지다. 안세영은 5년 전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선 1회전에서 천위페이(중국·랭킹 3위)에서 게임 스코어 0-2로 완패했다. 세계 무대에선 햇병아리였던 안세영은 자카르타 대회 이후 더 독한 마음으로 훈련에 매진했고, 꾸준히 성장하며 마침내 정상에 섰다. 지난해까지 1승 8패로 밀렸던 천위페이에게 올해는 4승 2패로 앞섰다. 안방에서 출전하는 천위페이는 항저우 AG에서도 안세영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이에 대해 안세영은 "그 선수에게 이겼을 때도 힘겨운 경기를 했다. 아직 천적 관계를 지운 건 아니다. (경기를) 해봐야 알 것 같다"라면서도 "천위페이가 고향(중국 항저우)에서 AG에 출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대회 장소가 어디든 개의치 않는다. 즐겁게 경기를 치르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코리아오픈을 앞두고 안세영이 세계 톱랭커들과의 승부에서 맞춤형 전략을 갖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김학균 감독은 가장 최근 대회였던 일본오픈을 지켜보며 "예전에는 상대가 (안)세영이를 끌고 다니는 스트로크를 했지만, 이제는 그 선수들이 끌려가는 것 같았다. 짧은 시간 이를 위해 노력했는데, 이제는 본인(안세영) 옷에 맞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안세영의 경기력이 업그레이드됐다는 의미였다. 자카르타 AG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은 한국 배드민턴은 김학균 감독 체제 아래 전력이 급상승, 이번 항저우 AG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여자단식 안세영을 필두로 여자복식에서도 금메달 획득이 기대된다. 김학균 감독은 "단체전 성적 시너지가 개인 종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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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셔틀콕 천재에서 여제로...안세영 "나는 아직 이룬 게 없다"

한국 배드민턴 에이스 안세영(21·삼성생명)은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다. 트레이드마크인 헤어밴드를 벗어던지고, 한쪽 손을 귀에 갖다 대며 관중의 환호를 유도하는 승리 세리머니로 쾌감을 안긴다. 김연아(피겨 스케이팅) 김연경(배구) 등 각 종목 슈퍼스타들이 나선 토크쇼(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하고, 유명 패션 잡지 화보 촬영에선 능숙한 포즈와 표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안세영은 의외로 차분하고 수줍음이 많았다. 그는 "솔직히 (이런 인터뷰처럼) 코트 밖 활동은 익숙하지 않다. 나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좋지만, 쑥스럽기도 하다"라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그 엄청난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가"라는 물음에 "코트 위에 있을 때만 그런다"라고 했다.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도, 코트 밖을 벗어나면 바로 잊고 다시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고. 안세영은 상반기 스포츠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 중 하나다. 출전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대회마다 쾌거를 전했다. 8개 대회 연속 결승에 올랐고, 금메달만 5개를 따냈다. ‘배드민턴 윔블던’으로 인정받는 전영오픈에서 세계 톱랭커 천위페이(중국·랭킹 3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올림픽(1996 애틀란타)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이 대회 여자단식을 제패했다. 그사이 랭킹도 세계 4위에서 2위(4일 기준)로 올랐다. 2019년 한국 선수 최초로 BWF 신인상을 수상하며 '천재 소녀'라는 별명을 얻은 안세영이 꾸준히 성장하며 '여제' 등극에 다가섰다. 정작 안세영은 지난 5년 동안 실력이 정체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2022시즌을 마치고 돌아보니 그동안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경기를 즐기지도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많이, 또 높은 강도로 훈련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어느새 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올해 안세영이 보여주고 있는 화려한 퍼포먼스는 슬럼프를 이겨낸 결실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라켓을 쥐지 않았다. 대신 약점인 근·체력 보강을 위해 노력했다. 안세영은 “공격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결국 파워와 지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근력 운동에 소홀했다. 몸이 커져서 둔해 보이는 게 싫었다. 하지만 슬럼프를 겪으며 약점을 직시했다. 무작정 뛰었고, 필사적으로 근력 운동을 했다”라고 전했다. 가족·동료들의 도움으로 멘털까지 다잡은 안세영은 올해 첫 출전한 말레이시아오픈부터 달라진 경기력을 실감했다. 결승에서 랭킹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대회였다. 안세영은 “(결승에서) 졌지만 기뻤다. 수비만 하며 끌려다니다가 내 스피드를 활용하지 못했던 지난해와 달리, 내가 리드하는 랠리가 많아졌다. 무엇보다 이전처럼 승패에 연연하지도 않았다. ‘즐겼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제 스스로도 ‘공격도 어느 정도 한다’고 믿는다”라며 웃었다. 실제로 이후 안세영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야마구치·타이쯔잉(대만·랭킹 4위)과 함께 배드민턴 여자단식 ‘빅4’로 거듭났다. 기세는 네 명 가운데 가장 좋다. 지난해까지 천위페이에게 1승 8패, 야마구치에게 5승 10패로 크게 열세였지만, 올해는 각각 3승 2패로 우세했다. 높아진 위상에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안세영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나는 아직 그 정도 수준이 아니다. 그들 사이에 껴있는 게 숨이 막힐 때가 있다”라며 “어떻게 지난 몇 개월 결과로 실력을 평가할 수 있을까. 나는 그전에 그들에게 훨씬 많이 졌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무엇보다 이룬 성과 차이가 크다고 본다. 천위페이는 2022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야마구치는 세계선수권 2연패(2021~2022)를 해낸 선수다. 안세영은 “난 아직 이룬 게 없다. 당연히 자만심이 생길 틈도 없다”라고 했다. 코트 밖 안세영은 진중하고, 생각이 많다. 그런 면이 자신을 객관적으로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가 톱클래스로 올라선 이유다. 경쟁자들의 기량이 자신보다 한 수 위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승부에서 질 생각은 없다. 안세영은 “예전보다는 (세계 톱랭커들을) 잡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 선수들처럼 빨리 나만의 (경기) 스타일을 만들어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더 높은 무대에서 화끈한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게 안세영의 목표다. 그는 “랭킹 1위도 올라보고 싶고,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도 따고 싶다. 테니스에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 제패)이 있는 것처럼 나도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번씩은 해보고 싶다. 아직 멀었지만, 그렇게 한 계단씩 방수현 선배님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영오픈 우승은 그 첫 발이다. 오는 8월 세계선수권,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안세영을 기다리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05 07:00
스포츠일반

김학균 감독이 말하는 수디르만컵 준우승 의미..."목표 향한 과정"

한국 배드민턴이 국가 대항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다가올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 호성적을 예고했다. 쉬지 않고 다음 스텝을 밟는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1일 막을 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전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1위에 올랐고, 8강과 4강에선 각각 대만과 말레이시아를 꺾었다. 결승전에선 홈 관중 응원 속에 분전한 중국에 매치 스코어 0-3으로 패했지만, 세계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6년 만에 이 대회 정상 탈환을 노렸다. 한국 배드민턴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에 그치며 ‘셔틀콕’ 강국 자존심이 구겨졌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김학균이 부임한 뒤 부흥기를 만들고 있다. ‘천재 소녀’ 안세영은 여자단식 부문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 야마구치 아카테(일본) 천위페이(중국) 타이쯔잉(대만)과 함께 빅4를 구축했다. 여자복식 공희용-김소영 조는 지난 3월 열린 최고 권위 국제대회 전영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수디르만컵에선 전영오픈 쾌거를 이끈 여자단식(안세영) 여자복식(김소영-공희용 조)뿐 아니라 다른 선수, 다른 조도 두루 활약했다. 여자복식 대표 이소희-백하나 조는 일본전에서 후쿠시마 유키-히오타 사야카 조를 꺾었고, 남자단식에선 부상 공백기를 딛고 복귀한 전혁진도 일본 격파에 기여했다. 혼합복시에 나선 서승재-채유정 조, 김원호-정나은 조의 성장도 가속도가 붙었다. 김원호는 나성승과 조를 이룬 남자복식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김학균 감독 이하 코칭 스태프는 선수들의 팀워크와 좋은 분위기를 강조하며 결코 만만치 않은 레이스를 이끌었다. 김학균 감독은 수디르만컵을 돌아보며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각자 능력치를 잘 보여준 것 같다. 하지만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에 준우승에 그친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학균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들이 아직 강단이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결승전 상대 중국보다) 경기 리드와 과감성이 부족했다. 한 번 흐름이 바뀌면, 다시 찾는 계기가 필요한데, 그걸 잘 못했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부족한 점을 발견한 건 오히려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대회까지 정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김 감독은 “우리 목표는 다른 데 있고, 그를 향해 가는 과정이다.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배드민턴의 목표는 2024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 김학균 감독은 올 시즌 “이제 준비할 게 많다. 이번 대회(수디르만컵)은 오늘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비에 힘이 될 것이다. 다른 지도자들과 쇄신해서 목표를 위해 다시 한번 달려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안의 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23 15:06
스포츠일반

'금의환향' 안세영 "AG는 꿈의 무대...금메달 획득이 목표"

한국 배드민턴 간판선수 안세영(21·삼성생명)이 금의환향했다. '배드민턴의 윔블던'으로 불리는 전영오픈에서 여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많은 인파가 안세영과 배드민턴 대표팀 선수들을 반겼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거듭 선전한 덕분에 높아진 관심이 귀국 현장에서도 드러났다. 안세영은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전영오픈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방수현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금메달을 딴 배드민턴계 레전드다.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17년 대표팀에 선발, '천재'라는 수식어를 얻은 재목이다. 꾸준히 성장한 그는 올해 초 열린 국제대회에서 열세를 보였던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천위페이(중국)를 상대로 연달아 설욕전을 펼쳤고, 124년 역사로 최고 권위를 지닌 전영오픈에서도 천위페이를 결승전에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귀국 인터뷰에서 "사실 부담이 컸다. 그래서 신체 훈련뿐 아니라 마인드컨트롤에 더 신경썼다. 피로가 쌓였지만, 꿈의 무대인 전영오픈이었기에 마지막까지 집중했다.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천위페이와의 승부에 대해서는 "패한 적이 많은 상대라 독한 자세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안세영은 우승 뒤 마음껏 승리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을 귀에 대는 제스추어로 관중 함성을 유도했고, 사방을 뛰어다니며 소리도 많이 질렀다. 이날 안세영의 목은 꽤 쉰 상태였다. 안세영은 "현장에서 응원을 많이 받으며 큰 힘을 얻었다. 내 세리머니를 보러 오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더 많은 감정을 표출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안세영은 다시 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 등 큰 대회가 이어진다. 특히 아시안게임은 야마구치·천위페이 등 라이벌들이 출전하는 대회. 금메달을 획득하면 '셔틀콕 여제'로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안세영도 "아시안게임은 꿈의 무대다. 더 간절하게 준비하고, 경기를 즐기는 선수가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금메달 획득이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공항=안희수 기자 2023.03.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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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셔틀콕 재도약? 이제는 걱정 마 '세영'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21·삼성생명)은 지난 2021년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서 매 경기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날리는 모습으로 스포츠팬에게 묵직한 울림을 줬다. 상처투성이에 피까지 고인 양쪽 무릎은 안세영 특유의 근성과 투지를 상징했다. 안세영은 도쿄 올림픽 배트민턴 여자단식 8강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2위이자 톱시드로 대회에 나선 천위페이(중국)에 0-2로 졌다. 매치 포인트를 내주며 코트 위에 넘어진 안세영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땀과 눈물이 뒤섞인 채 임한 인터뷰에서 그는 "지난 3년 동안 후회 없이 준비해서 이 정도 성과가 나왔다. 그래도 부족했으니 더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실패를 자양분 삼아 다시 일어선 안세영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2023 전영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천위페이를 2-1(21-17, 10-21, 21-19)로 꺾었다. 몸을 날려 상대 스매싱을 받아내 범실을 유도하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1899년 창설된 전영오픈은 배드민턴 국제대회 중 가장 긴 역사를 지녔다. 올림픽·세계선수권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 대회다. 안세영이 최고의 무대에서 아픔을 안겼던 상대에 설욕전을 펼쳤다. 안세영은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이 대회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방수현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여자 배드민턴 레전드다. 안세영이 그 계보를 이었다. 안세영은 도쿄 올림픽 이후 강점으로 평가받는 민첩성을 유지하면서도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했다. 그 성과는 지난해부터 드러났다. 2022년 7월 출전한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11월 호주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은 1월 출전한 4개 대회에서 2번(인도네시아 마스터스·인도오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천적' 청산도 가속도가 붙었다. 인도오픈에서 통산 10패(5승)를 당했던 랭킹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 승리했다. 말레이시아 오픈 준결승전에서도 7연패 포함 8패(2승)를 당했던 천위페이를 잡았다.안세영은 2월 초, 진천 선수촌에 입촌해 강행군을 이어갔다. 유럽 투어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8일 국가대표팀 후원사(요넥스) 협약식에서 만난 그는 "딱 사흘 정도만 몸 관리를 하고 다시 운동 강도를 높였다. 다른 선수들이 새벽부터 훈련 일정을 소화하는 분위기여서 자극이 되더라"며 웃었다.안세영은 세계 강호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달 13일 열린 독일오픈 준결승전에선 야마구치에 패하며 우승 트로피를 내줬지만, 이번 전영오픈에서 그 야마구치를 꺾고 결승에 오른 천위페이를 잡았다. 광주체중 3학년 때(2017년)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며 '천재 소녀'라는 별명을 얻었던 안세영은 이제 '셔틀콕 여제' 등극을 바라보고 있다. 야마구치·천위페이와 함께 배드민턴 여자단식 '3강 구도'를 구축했다. 안세영은 전영오픈 우승 뒤 "내 커리어에 한 획이 그어진 것 같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정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포부도 감추지 않았다. 한국 배드민턴도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 전영오픈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땄다. 여자복식 결승전에선 '집안 싸움'을 펼쳤다.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공희용(27·전북은행) 조가 금메달,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가 은메달을 땄다. 혼합복식 서승재(24·삼성생명)-채유정(26·인천국제공항) 조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셔틀콕이 전영오픈에서 금·은메달을 2개 이상 획득한 건 2000년 이후 23년 만이다. 한국 배드민턴은 1980~90년대 배드민턴 강국으로 군림했지만, 2000년대 진입 뒤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의 전력이 상승하며 국제무대에서의 입지가 좁아졌다.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노메달'에 머물렀다. 침체기에 빠진 한국 배드민턴은 이후 국제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며 재도약을 노렸다. 최근 몇 년 동안 BWF 월드투어에서 정상에 오르는 선수가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주니어 배드민턴 선수권대회에서도 13년 만에 우승하며 유망주 육성 성과까지 보여줬다. 김학균 대표팀 감독이 세대교체를 위해 중용한 백하나도 이번 전영오픈 여자복식 결승에 오르며 성장세를 증명했다. 김 감독은 "가장 큰 목표는 2024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다. 조급하지 않고,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3.03.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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